안미혜 FOH 주니어
- solbam team
- 2025년 11월 28일
- 3분 분량
솔밤에서 매일 손님을 맞이하며 손님을 향한 인사, 테이블의 물잔 하나, 린넨의 각도까지—서비스가 가진 본질을 새롭게 바라보는 안미혜 주니어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솔밤에 오기 전까지는 어떤 길을 걸어오셨나요?
저는 중국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어요. 중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환경디자인을 전공했고, 코로나가 끝나갈 무렵에 졸업했습니다. 한국에서 살지 않은 시간이 더 길다 보니, ‘내가 자라온 나라를 좀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어요.
그래서 처음 한국에 돌아왔을 때는 레스토랑과 바가 함께 있는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서비스라는 개념을 경험해 볼 수 있는 곳이었고, 그때 처음으로 손님을 직접 응대하는 일이 얼마나 흥미로운지 알게 되었죠. 그 경험 덕분에 정식 직원으로 전환되기도 했고, 이후에는 잠시 와인바에서 일하며 다른 스타일의 서비스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직을 고민하던 중 솔밤을 알게 되었어요. 원래 파인다이닝쪽으로 경력도 없고 식사를 많이 해 본 것도 아니었지만 이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제 경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금이 아니면 배울 기회가 없다”라는 마음으로 지원했습니다. 외국인이라 비자 문제가 걱정되기도 했지만 다행히 잘 해결돼서 이렇게 솔밤에서 일하게 되었어요.
레스토랑 서비스라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기 시작하셨나요?
처음 한국에 돌아와 이 업계에서 일을 시작할 때는 “어떤 일인지 한번 경험해 보고 싶다”는 가벼운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손님을 응대해 보니, 서비스라는 과정이 단순한 업무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만드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손님이 미소를 지을 때, 짧은 대화 속에서 편안함을 느낄 때… 그런 순간들이 너무 좋았어요. 자연스럽게 이 일을 더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면서, “언젠가 소믈리에 공부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솔밤에서 배움을 얻는 것이 우선이지만, 쉬는 날에는 혼자 와인 공부도 하고 있어요.

솔밤에서 처음 마주한 파인다이닝은 어떠했나요?
솔밤이 제 첫 파인다이닝 직장 경력입니다. 이전에는 제게 ‘파인다이닝’이라는 개념 자체가 불확실했고,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도 몰랐어요. 그런데 막상 들어와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세심하고 정교한 세계더라고요. 화장실 청결 상태, 린넨이 접히는 각도, 물잔이 놓인 위치, 테이블 표면의 먼지 한 톨까지 모든 것이 손님에게 드리는 서비스의 일부이고, 하나라도 놓치면 식사의 흐름이 깨질 수 있다는 걸 배웠어요.
처음에는 “내가 이렇게까지 봐야 하나?” 싶다가도, 그만큼 손님에게 완벽한 시간을 드리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구나—그걸 몸으로 이해하게 되었죠.
외국어 서비스 경험도 있으신가요?
네, 저는 중국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중국어가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어요. 솔밤에는 홍콩,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오시는 손님들도 많아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중국어로 소통을 돕기도 해요. 다만, 무조건 나서는 건 아니고 매니저님의 지시에 따라 필요한 순간에만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손님들이 제 중국어 인사나 설명을 들으면 굉장히 편안해하시고, 그 표정을 보는 순간 “아, 언어가 서비스가 될 수 있구나”라는 걸 실감하게 돼요.

솔밤에서 어떤 부분을 가장 많이 배우고 있나요?
저는 지금 FOH의 기본기를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크게 느낀 건 “기본은 결국 태도에서 나온다”는 점이에요. 손님이 드시는 음식 하나, 접시 하나, 손이 닿는 소파의 청결까지 모든 걸 책임지는 마음, 손님이 앉으신 자리 전체가 ‘한 분의 만찬을 위한 공간’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는 점과 같은 부분이 참 인상 깊었어요. 이곳은 실전의 연속이라 항상 긴장이 되지만, 그만큼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서비스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어느 날 손님이 식사를 마치고 저에게 정말 “좋은 서비스 덕분에 정말 좋았다”고 해주신 때예요. 저는 제 한국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항상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 더 긴장했는데… 그 한 말씀 덕분에 언어가 조금은 서툴 수 있어도 제 진심이 전달되었다는 걸 느꼈고,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반대로 기억에 남는 어려움도 있었어요. 젓가락을 준비하던 과정에서 손님이 물을 엎으셨는데, 저는 그 상황을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어요. 물품이 젖었는지도 확인 못 했고요. 그때 “아, 모든 순간이 서비스구나”라는 걸 다시 깨달았어요. 실수도 배움이라는 걸 느꼈죠.

서비스 일을 하며 가장 힘든 부분은 무엇인가요?
한국말로 대화를 할 때 가끔 빠르게 들리거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난감한 순간이 있어요. 그럴 때는 한순간에 벽이 느껴져서 당황스럽죠. 그래도 대부분의 손님들이 제가 외국인이라는 것을 이해해 주시고 배려해 주세요. 그 덕분에 점점 더 자신감을 얻고 있어요.
앞으로의 진로나 목표는 무엇인가요?
아직은 탐색 중이지만, 언젠가는 와인·커피·베이킹을 함께하는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서울역 근처에 와인과 커피를 파는 작은 가게를 본 적이 있는데, 그게 제 마음에 굉장히 와닿았어요. 제가 직접 만든 빵, 제가 고른 와인, 그리고 제가 드리는 서비스와 같은 모든 걸 하나의 공간에서 경험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와인도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싶어요. 처음 와인의 매력을 느낀 건 이전 직장에서였어요. 소믈리에님과 셰프님들이 와인을 테이스팅하는데 제가 향에 대해 말한 것이 딱 맞았던 적이 있거든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일이었는데, 그 순간 제 의견이 인정받는 경험이 너무 좋았어요. 언젠가는 본격적으로 와인 공부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은 집에서도 가끔 취미 삼아 베이킹도 하며, 저의 관심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솔밤에서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저는 솔밤에서 서비스의 멋을 배우고 있어요. 태도, 행동, 말투, 손님을 대하는 방식… 그 모든 것이 하나의 문화이고, 기술이고, 아름다움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 솔밤에서 배워가는 모든 것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이 저를 만들어 줄 거라 믿어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