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최영길 시니어 소믈리에

  • diningmediaasia8
  • 8월 1일
  • 4분 분량

솔밤의 최영길 소믈리에는 고객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어떤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지 배려하는 것을 가장 큰 미덕으로 삼으며 서비스에 임하고 있습니다.


ree

소믈리에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대학에서 관광을 전공하고 첫 사회생활을 호텔에서 시작했어요. 처음부터 소믈리에가 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었지만, 서비스업에서 어떻게 하면 전문성을 갖추고 성장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와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소믈리에라는 직업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호텔을 그만두고 레스토랑 경력을 시작했는데, 처음 일한 곳에는 전문 소믈리에가 없었어요.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하면서 와인에 대해 더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고, 제가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손님들에게 더 좋은 시간을 만들어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막연하게 미쉐린 스타를 받은 파인다이닝 업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중, 몇 군데 면접을 보았고 그중 2스타로 선정된 '임프레션'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홀 막내로 시작해 캡틴을 달며 와인 서비스와 핸들링 같은 실전 경험을 쌓았고, 이후 셰프와 팀이 레스토랑 알렌으로 이동하면서 저도 함께 일하게 되었어요. 그곳에서 2년 가까이 일했고, 이후에는 파스타를 판매하는 '페리지'라는 업장에서 1년 반 정도 근무했습니다.

 

ree

브런치 카페, 파인다이닝, 비스트로 등 다양한 업장을 경험하셨다고요.

와인은 어디에서나 빛을 발할 수 있고, 저도 궁금한 것이 많았어요. 2년간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 일한 후 비스트로로 옮길 때에도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마음이었죠. 당시 선배님들의 행보가 큰 영향을 주었는데, 파인다이닝 업장의 소믈리에로 있다가 기업으로 가거나, 개인 와인바를 열거나, 캐주얼한 비스트로노미 스타일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훌륭한 소믈리에도 파인다이닝 이외의 공간에서 좋은 고객을 만나며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어요. 손님이 사랑하는 공간과 경험이 꼭 파인다이닝에만 국한되는 건 아니니까요. 저는 전문성과 와인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캐주얼한 공간에서 손님들의 경험을 더욱 좋게 만드는 역할에 흥미를 느꼈어요. 그렇게 비스트로에서 1년 반 정도 좋은 경험을 쌓고, 잠시 쉬던 중에 고동연 소믈리에와 연락하게 되었어요.

 

제가 앞으로 바라보는 일에 대한 관점이 솔밤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셰프님의 비전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독 소믈리에로 일하는 것도 좋지만, 팀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그렇게 솔밤에 합류하게 되었어요.




ree

주류 리스트를 구성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레스토랑이 지향하는 바가 와인 리스트에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좋은 와인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생각이 담겨 있어야 하고, 음식과 잘 어울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죠.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우리 레스토랑과의 접점을 찾아 손님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소믈리에로서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ree

지난 2년간 솔밤에서의 여정은 어땠나요?

작은 것부터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적극적인 자세로 팀에 기여하고자 노력했어요. 서비스 타임에 손님을 잘 응대하는 것은 기본이고, 와인 관련 지식을 쌓고 고객에게 편안하게 전달하는 것, 그리고 팀과의 조화 모두 중요했어요. 솔밤에 입사해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보다는, 솔밤이 그간 쌓아온 체계와 문화에 적응하고, 이 안에서 좋은 서비스 인으로 융화되는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해요.

 

솔밤의 서비스 스타일은 어떤가요?

솔밤은 자유로운 분위기 안에서도 분명한 규칙이 있어요. 응대 방식은 매뉴얼처럼 딱 정해질 수 없고, 고객마다 원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유연해야 하죠. 음식을 간단하게 설명해드려야 할 손님도 있고, 더 깊이 알고 싶어하는 분도 있어요. 사람마다 다른 취향과 니즈를 파악하고 존중하는 것이 솔밤의 서비스 특징이에요.

 

또한, 서비스 직원 각자의 개성도 존중돼요. 조용하고 차분한 서비스를 하는 사람이 있고, 쾌활하고 재치 있는 서비스가 강점인 사람도 있죠. 일괄적으로 정형화된 방식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다만 그 강점이 절제되어야 할 테이블에선 절제할 수 있어야 하고요. 이렇게 자유로움 속에서도 기본적인 규칙과 존중을 지키는 것, 그 균형이 솔밤이 지향하는 서비스 철학이에요.

 

ree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다면요?

너무 많지만, 특히 계절마다 한 번씩 찾아주시는 손님이 기억에 남아요. 입사 초기에 처음 뵈었고, 몇 달 뒤 또 오시고, 그 다음 계절에도 또 뵙고. 이런 손님은 자연스럽게 더 반가운 마음이 들어요.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모든 손님을 따뜻하게 환영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여러 번 찾아와 주시는 분들에게 드는 감사함과 반가움은 당연한 감정인 것 같아요. 파인다이닝의 구조상 단골 손님에게 특별히 더 챙겨드릴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늘 마음을 담아 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솔밤에서 음식과 음료 페어링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셰프님이 새로운 메뉴를 기획하시면, 베버리지 팀은 그에 맞춰 어울릴 와인을 미리 찾아둬요. 함께 일한 시간이 3년이 되다 보니 어느 정도 메뉴의 방향성을 파악하고 미리 준비한 와인들이 실제로 잘 맞는 경우가 많아요. 수입사에서 수량이 적은 경우도 있어, 좋은 와인은 사전에 확보하는 것도 중요해요.

 

시즌 메뉴가 거의 완성되면, 셰프님과 소믈리에 팀이 함께 음식과 와인을 실제로 맛보며 페어링을 확정해요. 보통 각 요리마다 3~4가지 와인을 테이스팅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요. 특히 생선이나 한우 같은 경우는 원물의 맛이 확실해서, 클래식한 페어링으로 안정감 있는 조합을 만들 수 있어요.

 

물론 쉽지 않은 페어링도 있어요. 예를 들어 돼지고기 룰라드에 장을 곁들였던 메뉴가 있었는데, 클래식한 와인이 잘 어울리지 않았어요. 장의 향이 강했기 때문인데, 예상치 못하게 이탈리아 내추럴 와인이 정말 잘 어울렸어요. 누구에게나 두루 사랑받을만한 무난한 와인이 아니었음에도, 음식과 함께 매치하니 특유의 발효 향의 조화가 너무 좋아서 새로운 배움이 되었죠. 고객 반응도 정말 좋았고요! 그런 도전과 실험을 계속 해나가며 더 나은 페어링을 찾고 싶어요.

 

ree

소믈리에로서 스스로를 발전시켜 온 방법은?

공부는 당연히 병행해야 하는 부분이고, 제가 생각하는 좋은 소믈리에는 "당연한 것을 지키는 사람"이에요. 와인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고, 린넨을 깔끔하게 정리하며, 오프닝 준비를 완벽하게 하는 것.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이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해요. 간혹 경험이 많아질수록 기본을 간과하게 되는데, 우리는 매일 같은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팀이 되기 위해 기본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저희 소믈리에 팀은 이 점을 서로 강조하며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어요.

 

솔밤 소믈리에 팀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팀워크예요. 많은 소믈리에들이 혼자 정보를 찾아 공부하지만, 팀 단위로 움직이면 훨씬 더 멀리,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어요. 새로운 와인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대회나 자격증 준비할 때도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아요. ‘노션’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서 정보도 시스템화하고 있고요.

 

또한 솔밤에서는 중요한 이벤트나 계획이 팀 전체에 공유돼요. 어떤 레스토랑은 셰프나 헤드 소믈리에만 알고 있는 정보가 많은데, 저희는 주니어 소믈리에까지 모두 같은 정보를 알고 함께 준비해요. 그래서 각자의 파트에서 더 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고, 그만큼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ree

소믈리에의 역할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소믈리에는 기본적으로 서비스인이에요. 그래서 손님이 편안한 시간을 보내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손님은 와인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지만, 어떤 테이블은 와인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소믈리에가 주인공이 되는 듯한 서비스를 하게 되는 위험도 있고요. 저는 지금 앞에 계신 손님이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읽고, 그에 맞는 자리를 만들어 드리는 것이 좋은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손님이 어떤 기분으로 오셨는지, 어떤 목적의 자리를 갖고 계신지 파악하고, 그것을 음식과 와인 외의 요소로도 어떻게 잘 케어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해요. 서비스에는 일관성과 규칙이 있어야 하지만, 그 완성은 결국 개별 손님에게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알러지를 처음엔 말씀 안 하셨다가 대화 도중 알게 되어 메뉴를 급히 바꾼다든가, 특별한 기념일이라는 걸 뒤늦게 알아채고 준비한다든가 하는 경우처럼요. 이런 세심한 관찰과 반응이야말로 주방에서는 채워줄 수 없는, 서비스 팀만의 고객 경험의 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ree

앞으로의 계획은?

현재는 CMS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고, 앞으로 더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어요.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서 열정과 자극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저도 더 노력하고 싶어요. 또 업장 운영 측면에서도 다양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고 싶어요. 솔밤과 함께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경험하면서, 그에 맞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지금의 과제예요.


 
 
 

Comments


© 2021-2026 SOLBAM All rights reserved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