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밤의 막내 홀 직원으로 출발해 유망한 소믈리에로 성장하고 있는 박현빈 소믈리에는 진심을 담아 손님들을 맞이하는 변치 않는 마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솔밤의 박현빈 소믈리에는 FOH, 즉 Front of House의 막내 직원으로 출발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성장시켜 왔습니다. 박현빈 소믈리에는 솔밤 소믈리에 팀의 일원으로 다양한 와인 대회에서 수상하고, 국제적인 자격을 갖추어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경력을 쌓고 솔밤에 오게 되었나요?
원래는 호텔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여의도 콘래드 호텔과 동대문 노보텔 등의 호텔에서 연회 서비스를 주로 담당하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고객과 소통을 할 기회가 많지 않고 제가 바랐던 개인적이고 친밀한 서비스를 배우거나 직접 할 상황이 많이 주어지지 않아서 갈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인다이닝 업장으로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처음엔 ‘솔밤’을 전혀 몰랐어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에요. 그때는 오픈하지도 않은, 계획 중인 레스토랑이었으니까요. 그래도 인연이 신기하게 닿아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면접을 보면서 셰프님한테 많이 끌렸어요. 제 얘기는 20분 정도 했고, 셰프님 이야기를 두 시간 정도 들었는데, 평범한 인터뷰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의지가 있고 비전, 목표가 있는 사람과 일하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일일 거에요. 셰프님이 열정적으로 솔밤의 방향성과 팀원에 대한 가치관과 일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제가 오히려 설득이 된 것 같아요. 셰프님도 호텔에 계신 경험이 있다고 하면서 여러가지 고충이나 현실적인 성장 방향에 대해 저에게 말씀해 주시는 부분들이 정말 공감되기도 했고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솔밤에 오게 되었습니다.
원래 사람을 대하는 것을 좋아하나요?
네. 막연하게 사람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서 서비스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진로를 처음 정할 때는 항공 승무원이 하고 싶었는데, 학교에서 취업 제의를 받은 것이 호텔쪽이었고, 여러가지 기회를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처음 서비스직을 시작한 것은 19살 부터이니 벌써 시간이 제법 흘렀어요. 개인 식당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도 해 보고, 호텔에서 결혼식이나 기업 행사 같은 커다란 연회장도 거쳤어요. 지금 솔밤에 와서, 처음으로 파인다이닝 홀 경험을 쌓고 있고요. 다른 곳과 비교를 하기에는 경험이 많지 않지만 저희 솔밤에서는 특히 프렌들리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어서, 제 적성을 드디어 잘 펼쳐 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솔밤의 서비스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커플, 싱글 다이너, 비즈니스 미팅… 다양한 고객분들이 저희 레스토랑을 방문해 주세요. 저희는 어떤 고객분들이라도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머무르시는 동안 저희의 인간적이고 친절한 환대를 받으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싱글 다이너 분들이 지루하시지 않도록 대화를 함께 나누기도 하고요. 제가 일을 하면서, ‘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는 정말 기분이 좋고 성취감이 들어요.
홀 직원에서 출발해 소믈리에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솔밤에서 일하기 전, 호텔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베버리지(음료) 파트에 관심이 많았어요. 조주기능사도 취득하고 칵테일을 좋아해서 바텐딩 대회에 출전하기도 하고요. 커피도 빼놓을 수 없죠. 와인은 당시에 ‘와인미학’이라는 책으로 독학을 시작했는데, 지금 솔밤에 와서 고동연 소믈리에의 도움을 받아 더 효과적으로 공부하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와인을 공부하는 방향, 시간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을 잘 배운 덕에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1차에도 합격할 수 있었고, CMS 서티파이드 소믈리에 자격도 얻게 되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소믈리에 공부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셨나요?
시간 관리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레스토랑의 일이 끝나고 밤에 한두시간이라도 집중해 와인 공부를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시험이 가까워지면, 오전이나 낮에 평가가 이루어지다 보니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 밤에 공부하기보다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오전이나 낮에 시간을 내 연습했고요.
CMS Certified 자격을 준비하며, 고동연 소믈리에를 멘토로 두고 다른 소믈리에들과 함께 팀으로 모여 공부했어요.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뜻을 가진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고,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비용도 절감될 수 있었고요. 다른 분들이 공부하는 방법, 또 제가 공부하는 방법을 교류하며 ‘제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나갔습니다. 그래도 정말 좋은 것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업계 동료가 생겼다는 점이죠.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와인은 ‘정해진 교과서’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선배들의 경험을 따라 배우며 체득하는 감각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와인이라는 것이 대부분 해외의 것이다 보니, 그 나라의 와인을 공부하다 보면 결국 그곳의 문화나 사람들, 모든 것을 이해해야 더 포괄적인 관점이 생기더라고요. 단순히 암기를 하기보다, 와인과 그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늘 폭넓은 챌린지로 느껴집니다. 공부를 할수록 제가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는 것도 알게 되고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결국엔 소믈리에, 바텐더, 바리스타 모두 고객이 원하는 음료를 맞추어 제공하고 좋은 서비스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루는 음료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있어야 하고, 서비스 마인드가 좋아야 하죠. 특히 파인다이닝 업장에서는 고객이 서비스에 더 많은 기대를 하기 때문에 여기에 부응하기 위해 사람들의 마음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능력이 필수적이에요.
소믈리에로서 어려웠던 점, 그리고 기억에 남는 순간은…
‘소믈리에’의 자격을 갖추며 손님과 대화하며 와인을 추천할 기회들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헤드 소믈리에와 상의하고 손님을 응대했는데, 점차 홀로 서비스를 하게 되었지요. 손님이 원하는 스타일을 이해하고 꼭 맞는 추천을 했을 때, 기쁘게 와인을 드시는 분들의 모습을 보면 이 직업을 가진 즐거움과 쾌감이 느껴졌습니다. 늘 성공만 했던 것은 아닌데요, 연인과 함께 오신 남자 손님분과 대화를 주로 나누고 와인을 추천해 드렸는데 와인이 남자분 입맛에는 맞고 여성분에게는 맞지 않았죠. 그랬더니 남성분도 결국 당황하게 되시더라고요. 그 때 좀 더 넓은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을 체감했고, 저도 개인적으로 배움을 얻게 되었습니다.
평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나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표정관리가 잘 안 되는 편이에요.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어요. 운동을 하고, 몸을 움직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봐요. 그 전에는 스스로를 혹사시키기만 했다면, 지금은 정말 하고 싶은 것, 저를 채우는 것들에 집중해요. 와인 테이스팅도 하고, 중랑천이나 한강에 가서 물소리를 들으며 앉아있기도 하고요. 제가 잔잔한 물소리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지금의 일상과 앞으로의 방향이 궁금합니다.
서비스, 그리고 호스피탈리티는 ‘관계’를 다루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상사와의 관계, 동료들과의 관계, 손님들과의 관계… 결국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그것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다루며 좋은 가치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봐요. 저도 더 많은 경험을 쌓아 가며 이 부분의 능력을 키우고 싶어요. 그리고 손님들께서 솔밤에서 식사를 마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어요. 음식도 맛있어야 하겠지만, 솔밤의 메리트는 즐거운 기억을 줄 수 있는 서비스에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솔밤에서 더 많은 부분을 책임질 수 있는 소믈리에가 되어 팀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전문인으로써 대회와 자격증도 꾸준히 준비하며, 인정도 받고요. 여러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과정이 제게 많은 에너지를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여전히 시작 단계인 소믈리에로서 앞으로 성장해 나갈 부분들이 많지만, 또 다른 소믈리에 꿈나무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서버에서 시작한 상황에서 고민되는 부분과 힘들었던 점을 저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더 공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확고한 마음가짐과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좋은 도전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요. 선배들이 제게 알려주었듯, 스스로 하고싶은 이유를 찾게 하고, 시간을 분배하며 한 팀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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