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빈 소믈리에
- solbam
- 9월 22일
- 5분 분량
솔밤의 오픈 멤버로 함께하기 시작한 박현빈 소믈리에는 진심을 담아 손님들을 맞이하는 변치 않는 마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솔밤의 박현빈 소믈리에는 솔밤의 오픈 멤버로 함께 시작하며 팀과 본인을 끊임없이 성장시켜 왔습니다. 박현빈 소믈리에는 솔밤 소믈리에 팀의 일원으로 다양한 와인 대회에 도전하며 함께 소믈리에 팀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어떤 경력을 쌓고 솔밤에 오게 되었나요?
원래는 호텔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여의도 콘래드 호텔과 동대문 노보텔 등의 호텔에서 연회 서비스를 주로 담당하는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고객과 소통을 할 기회가 많지 않고 제가 바랐던 개인적이고 친밀한 서비스를 배우거나 직접 할 상황이 많이 주어지지 않아서 갈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인다이닝 업장으로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그 당시, 오픈을 준비중이던 솔밤 엄태준 셰프님과 인연이 신기하게 닿아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면접을 보면서 셰프님한테 많이 끌렸어요. 제 얘기는 20분 정도 했고, 셰프님 이야기를 두 시간 정도 들었는데, 평범한 인터뷰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더라고요. 의지가 있고 비전, 목표가 있는 사람과 일하는 것은 누구나 꿈꾸는 일일 거에요. 셰프님이 열정적으로 솔밤의 방향성과 팀원에 대한 가치관과 일하는 기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제가 오히려 설득이 된 것 같아요. 셰프님도 호텔에 계신 경험이 있다고 하면서 여러가지 고충이나 현실적인 성장 방향에 대해 저에게 말씀해 주시는 부분들이 정말 공감되기도 했고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솔밤에 오게 되었습니다.

원래 사람을 대하는 것을 좋아하나요?
네. 막연하게 사람 만나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서 서비스직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진로를 처음 정할 때는 항공 승무원이 하고 싶었는데, 학교에서 취업 제의를 받은 것이 호텔쪽이었고, 여러가지 기회를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처음 서비스직을 시작한 것은 19살 부터이니 벌써 시간이 제법 흘렀어요. 개인 식당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도 해 보고, 호텔에서 결혼식이나 기업 행사 같은 커다란 연회장도 거쳤어요. 지금 솔밤에 와서, 처음으로 파인다이닝 홀 경험을 쌓고 있고요. 다른 곳과 비교를 하기에는 경험이 많지 않지만 저희 솔밤에서는 특히 프렌들리한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어서, 제 적성을 드디어 잘 펼쳐 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솔밤의 서비스에는 어떤 특징이 있나요?
커플, 싱글 다이너, 비즈니스 미팅… 다양한 고객분들이 저희 레스토랑을 방문해 주세요. 저희는 어떤 고객분들이라도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머무르시는 동안 저희의 인간적이고 친절한 환대를 받으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어요. 싱글 다이너 분들이 지루하시지 않도록 대화를 함께 나누기도 하고요. 제가 일을 하면서, ‘잘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는 정말 기분이 좋고 성취감이 들어요.

홀 직원에서 출발해 소믈리에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솔밤에서 일하기 전, 호텔에서 일하던 시절부터 베버리지(음료) 파트에 관심이 많았어요. 조주기능사도 취득하고 칵테일을 좋아해서 바텐딩 대회에 출전하기도 하고요. 커피도 빼놓을 수 없죠. 와인은 당시에 ‘와인미학’이라는 책으로 독학을 시작했는데, 지금 솔밤에 와서 고동연 소믈리에의 도움을 받아 더 효과적으로 공부하며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와인을 공부하는 방향, 시간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을 잘 배운 덕에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1차에도 합격할 수 있었고, CMS 서티파이드 소믈리에, ASI 골드 자격도 얻게 되었습니다.
솔밤에서의 지난 4년은 어떤 시간이었나요?
처음 합류할 때는 단순히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호텔에서 배운 연회 서비스보다 한층 더 개인적인 서비스, 손님과 직접 마주하는 경험을 원했거든요. 유명한 미쉐린 레스토랑에 들어갈 수도 있었지만, 솔밤의 오픈 멤버로 시작한 경험은 제게 충격적일 만큼 신선했습니다. 이제 5년 차에 접어들면서, 단기간에 많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음을 실감합니다. 자격증만으로는 성장할 수 없습니다. 손님과 직접 접점을 이루며 눈치를 배우고,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익히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고민을 거듭해온 시간이었습니다.

일을 하면서 소믈리에 공부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셨나요?
시간 관리가 가장 중요했습니다. 레스토랑의 일이 끝나고 밤에 한두시간이라도 집중해 와인 공부를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시험이 가까워지면, 오전이나 낮에 평가가 이루어지다 보니 컨디션 조절을 위해서 밤에 공부하기보다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 오전이나 낮에 시간을 내 연습했고요.
CMS Certified 자격을 준비하며, 고동연 소믈리에를 멘토로 두고 다른 소믈리에들과 함께 팀으로 모여 공부했어요.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뜻을 가진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고,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비용도 절감될 수 있었고요. 다른 분들이 공부하는 방법, 또 제가 공부하는 방법을 교류하며 ‘제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나갔습니다. 그래도 정말 좋은 것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업계 동료가 생겼다는 점이죠.
어려운 부분도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와인은 ‘정해진 교과서’라고 할 만한 것이 없어서 선배들의 경험을 따라 배우며 체득하는 감각이 중요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와인이라는 것이 대부분 해외의 것이다 보니, 그 나라의 와인을 공부하다 보면 결국 그곳의 문화나 사람들, 모든 것을 이해해야 더 포괄적인 관점이 생기더라고요. 단순히 암기를 하기보다, 와인과 그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늘 폭넓은 챌린지로 느껴집니다. 공부를 할수록 제가 모르는 부분이 더 많다는 것도 알게 되고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결국엔 소믈리에, 바텐더, 바리스타 모두 고객이 원하는 음료를 맞추어 제공하고 좋은 서비스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루는 음료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있어야 하고, 서비스 마인드가 좋아야 하죠. 특히 파인다이닝 업장에서는 고객이 서비스에 더 많은 기대를 하기 때문에 여기에 부응하기 위해 사람들의 마음을 더 세심하게 살피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능력이 필수적이에요.
솔밤의 와인 프로그램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많은 레스토랑이나 호텔에서는 헤드 소믈리에가 대부분의 결정을 내리고 다른 소믈리에들은 따르는 구조가 많습니다. 하지만 솔밤은 다릅니다. 저희는 세 명의 소믈리에가 함께 리스트업을 공유하고, 직접 테이스팅하며 리스트를 만들어 나갑니다. 철학은 다양성입니다.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보르도와 부르고뉴 같은 전통적인 산지는 물론, 그리스처럼 덜 알려졌지만 흥미로운 지역의 와인도 담습니다. 파인다이닝이기에 이름 있는 와인도 중요하지만, 숨어 있는 맛집 같은 와인을 발굴해 손님들께 새로운 발견을 드리는 것도 저희가 추구하는 바입니다. 운영 면에서도 단순히 리스트업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 손님 경험, 팀워크까지 고려하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소믈리에로서 성장에 대한 관점은 어떻게 달라졌나요?
처음에는 눈앞의 자격증이나 커리어 타이틀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선배 소믈리에들을 보며, 결국 시간을 들여 경험을 쌓고, 경력의 깊이가 묻어나오는 것이 진정한 성장이라는 걸 깨달았죠. 그래서 지금은 ‘여기서 얼마나 배우고 경험하느냐’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레스토랑을 방문할 때도 단순히 음식만 보는 게 아니라, 와인 리스트, 주방과 직원 간의 소통, 테이블을 어떻게 컨트롤하는지까지 복합적으로 살펴봅니다. 그 속에서 더 나은 서비스를 고민하고 배웁니다.
솔밤 소믈리에 팀의 문화와 분위기는 어떤가요?
저희 팀은 모두가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려는 마음을 가지고 일합니다. 물론 힘든 날도 있지만, 서로가 이끌어주고 의지할 수 있는 관계가 있습니다. 단순히 동료가 아니라 형제 같은 관계라서 힘든 순간도 함께 버틸 수 있고, 그래서 팀워크가 끈끈하게 유지됩니다. 이 점이 솔밤 소믈리에 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솔밤의 페어링 선정 과정은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저희의 가장 큰 장점은 셰프님이 음식을 직접 제공해 주시고, 소믈리에 모두가 그것을 맛본다는 것입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페어링 포인트를 공유하고 토론하며 의견을 나누죠. 최종 조율은 헤드 소믈리에가 하지만, 무조건 따르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의견을 반영합니다. 서로 다른 와인을 가져와도 각자의 지향점이 다를 수 있는데, 그 차이를 공유하며 오히려 서로가 좋은 방향으로 물들어 갑니다. 이 과정 자체가 배움이고,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솔밤에서 특별히 느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모든 것이 새롭지만, 시간이 지나면 일이 기계적으로 반복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솔밤은 달랐습니다. 손님과 허물없이 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팀원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손님과 소통합니다. 단순히 레스토랑과 음식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것을 대화와 교감으로 완성해 나간다고 느꼈습니다. 이런 것도 하나의 스킬이고, 솔밤이 가진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와인 서비스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와인 서비스의 본질은 손님이 주문한 와인의 퍼포먼스를 최대한 끌어내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선 대화가 중요합니다. 손님이 어떤 맛을 원하는지, 숙성미를 좋아하는지, 어떤 온도를 선호하는지 등을 묻고 이해해야 합니다. 콜키지 와인을 가져오셔도, 그 와인에 대한 경험 여부를 묻고, 다른 와인 사례를 들어가며 취향의 포인트를 좁혀 갑니다. 어떤 손님은 숙성미가 좋아서 온도를 조금 높여야 하고, 또 어떤 손님은 신선함을 원해 낮은 온도가 적합합니다. 이렇게 손님이 원하는 스타일을 대화 속에서 끌어내고, 맞춤형으로 서빙하는 것이 좋은 와인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일상과 앞으로의 방향이 궁금합니다.
서비스, 그리고 호스피탈리티는 ‘관계’를 다루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상사와의 관계, 동료들과의 관계, 손님들과의 관계… 결국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그것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다루며 좋은 가치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봐요. 저도 더 많은 경험을 쌓아 가며 이 부분의 능력을 키우고 싶어요. 그리고 손님들께서 솔밤에서 식사를 마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어요. 음식도 맛있어야 하겠지만, 솔밤의 메리트는 즐거운 기억을 줄 수 있는 서비스에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솔밤에서 더 많은 부분을 책임질 수 있는 소믈리에가 되어 팀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전문인으로써 대회와 자격증도 꾸준히 준비하며, 인정도 받고요. 여러가지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과정이 제게 많은 에너지를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여전히 시작 단계인 소믈리에로서 앞으로 성장해 나갈 부분들이 많지만, 또 다른 소믈리에 꿈나무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요. 서버에서 시작한 상황에서 고민되는 부분과 힘들었던 점을 저 또한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더 공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확고한 마음가짐과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좋은 도전이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요. 선배들이 제게 알려주었듯, 스스로 하고싶은 이유를 찾게 하고, 시간을 분배하며 한 팀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지식을 쌓는 공부도 중요하고, 무엇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생각이 들어요. 손님뿐 아니라 업계 안팎의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그들의 경험을 배우고, 영감을 얻는 것이 지금 제게 가장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통해 제 자신을 확장해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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