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엽 가드망제

Ⅰ. 음식의 시작
Q.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서 일반 음식점을 운영하셔서 자연스럽게 주방과 가까운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재료를 손질하고 음식을 만들어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요리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익숙하게 접하던 음식뿐만 아니라 평소에 쉽게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음식과 다양한 조리법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습니다. 단순히 음식을 먹어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각의 재료가 어떤 조리 과정을 통해 하나의 음식으로 완성되는지 직접 배우고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심을 계기로 요리를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다양한 식재료의 특성과 조리법, 맛의 조화에 대해 배우면서 제가 알고 있던 요리의 범위를 넓혀가고 싶었고, 앞으로도 새로운 메뉴와 조리 기술을 꾸준히 익혀 저만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요리인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Q. 부모님 가게에서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배운 것은 무엇인가요?
부모님 가게에서 일을 하며 가장 많이 배운 것은 직접 서빙도 했어서 고객의 반응을 직접 관찰하고, 그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현장 대응 능력을 가장 많이 배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손님께서 음식을 받으신 뒤 보이는 자연스러운 표정과 반응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이 좋았고, 긍정적인 평가뿐만 아니라 아쉬운 점이나 불편사항에 대해서도 현장에서 바로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가게에는 다양한 연령층과 성향의 손님들이 방문했기 때문에, 같은 상황이라도 고객에 따라 필요한 응대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요청이나 불편사항이 발생했을 때도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적절하게 대응해야 했기 때문에, 단순히 이론으로 배우는 것과는 달리 오로지 경험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러한 경험은 직접 현장에서 부딪혀보고 고객과 소통해보지 않으면 배우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 가게에서의 경험을 통해 음식은 단순히 맛있게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반응을 세심하게 살피고 피드백을 받아들이며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해나가는 과정까지 모두 포함된다는 점을 가장 크게 배웠습니다.
Q. 처음으로 ‘나 요리를 좋아하는구나’라고 느꼈던 순간이 있나요?
처음으로 ‘내가 정말 요리를 좋아하는구나’라고 느꼈던 순간은 제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 맛있게 먹고 자연스럽게 미소를 지으며 “맛있다”라고 말해 줬을 때였습니다. 그 순간 요리는 단순히 나 혼자 좋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기분까지 좋게 만들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과, 그 반응을 통해 저 역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요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부터 단순한 관심을 넘어, 제가 정말 요리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Ⅱ. 솔밤에서의 지금
Q. 파인다이닝 솔밤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솔밤은 제주푸드페스티벌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행사 중 엄태준 셰프님과 직접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후 솔밤에 대해 더 알아보면서 한국의 제철 식재료와 계절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한국적인 조리 기법을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 하나의 완성도 높은 코스로 표현한다는 점에 특히 매력을 느꼈습니다.
저 역시 앞으로 제가 가진 생각과 경험을 음식에 담아, 손님에게 단순히 한 끼 식사를 넘어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전달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솔밤이 추구하는 방향이 제가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방향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솔밤에서는 조리 기술뿐만 아니라 식재료를 바라보는 시선과 메뉴를 구성하는 방식, 서비스까지 다이닝의 전체적인 흐름을 경험하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앞으로 저만의 요리와 방향성을 만들어 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솔밤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엄태준 셰프님과의 대화에서 기억에 남았던 부분이 있나요?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제가 언젠가 제 가게를 운영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드렸을 때,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다이닝에서 충분한 경험을 쌓아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던 부분입니다.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제 진로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방향을 잡게 된 계기라서 특히 기억에 남았습니다.
또 행사를 함께 진행하면서 셰프님께서 음식과 가게에 대해 본인만의 기준과 철학이 굉장히 명확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프랩과 서비스 과정에서도 계속해서 정확하고 이성적인 피드백을 주셨는데, 단순히 감정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한 기준을 바탕으로 더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한 피드백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모습에서 음식과 가게를 대하는 진정성을 느꼈습니다. 이후 함께 행사 프랩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그 과정에서 처음 나눴던 대화와 셰프님의 태도가 더 깊게 각인되었습니다.

Q. 실제로 솔밤에 와서 일해 보니 어떤가요?
아직 근무한 지 한두 달째라 배우며 적응하는 단계이지만,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홀 팀원분들이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해 주셔서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주방에서도 각 파트마다 명확한 기준과 역할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현재는 가드망 파트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수솊 은정 셰프님께 연락드려 스타쥬를 거쳤고, 이후 컷잡을 경험한 뒤 지금은 오븐잡을 맡고 있습니다.
Q. 가드망 파트에서 컷잡과 오븐잡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를 경험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작은 디테일까지 정확하게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오븐잡에서는 김부각의 경우에도 커팅 크기에서 아주 미세한 오차까지 신경 써야 하고, 파인다이닝답게 최대한 정교하고 균일하게 작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섬세함과 정확성이 조금 낯설기도 했지만 일을 하면서 작은 차이가 결국 한 접시의 완성도와 손님이 느끼는 경험을 만든다는 것을 조금씩 이해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단순히 정해진 기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 본질을 배우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크게 느껴집니다.
Q. 하루 중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하루 중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은 정해진 타임라인에 맞춰 프랩을 잘 마무리하고, 그 결과에 대해 좋은 피드백을 받았을 때입니다. 특히 점심 서비스 전까지 준비해야 할 것들을 계획대로 끝내고 완성도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까지 받으면 가장 큰 뿌듯함을 느낍니다.
프랩은 단순히 빨리 끝내는 것보다 정해진 시간 안에 정확한 기준과 퀄리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과정이 잘 맞아떨어졌을 때 스스로도 ‘오늘 내가 맡은 역할을 잘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게 됩니다.
Q. 손님들은 잘 모르지만, 주방에서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고객님들께서는 직접 보시기 어렵지만, 주방에서 가장 많이 신경 써야 하는 부분 중 하나는 위생과 청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쉬 하나하나를 깨끗하게 닦고 정비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워크인 안의 다양한 식재료를 냄새가 섞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라벨링과 선입선출을 정확하게 지키는 것까지 모두 중요한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부분들은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주방의 기본적인 정비와 관리가 잘 되어 있어야 식재료의 상태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고 결국 음식의 맛과 완성도, 그리고 안전까지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부분을 반복해서 관리하는 것이 결국 전체적인 주방의 퀄리티를 만든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특히 진수 셰프님께서 이런 부분을 꼼꼼하게 챙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좋은 음식은 조리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위생과 정리, 식재료 관리 같은 기본이 탄탄해야 한다는 점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Ⅲ. 한 사람으로서
Q. 지금 가장 힘들거나, 이겨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아직은 적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가장 어렵게 느끼는 부분은 정해진 타임라인에 맞춰 제 역할을 정확하게 해내는 것입니다. 파인다이닝 주방에서는 단순히 빠르게 움직이는 것만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 안에 정확한 기준과 퀄리티까지 맞춰야 하기 때문에 아직은 조금 더 익숙해져야 할 부분이 있다고 느끼고 있어요.
지금 가장 이겨내고 싶은 부분은 결국 타임라인 안에서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제대로 해내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속도와 완성도를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팀이 믿고 맡길 수 있는 구성원이 되는 것이 현재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Q. 최근에 ‘나 조금 늘었구나’ 하고 뿌듯했던 순간이 있나요?
역시 타임라인에 맞춰서 프랩을 잘 끝냈을 때입니다.
예전보다 조금 빨라졌거나 제가 해야 하는 걸 놓치지 않고 시간 안에 끝냈을 때 뿌듯해요. 아직 한 달 차라서 그런 작은 변화가 제일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Q.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나 좋아하는 취미가 있나요?
퇴근하고 러닝을 해요.
5~10km 정도 뛰는데, 진짜 죽을 것 같아요. (웃음) 어제는 5km를 26분 정도에 뛰었어요.
뛸 때는 잡생각이 안 나서고 그 순간에만 집중해야 해서 좋습니다.
러닝을 할 때 달리는 순간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고 온전히 그 동작에 집중하게 되는데, 요리할 때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섬세한 작업에 몰입하고 높은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과정이 저와 잘 맞는다고 느끼고 있고, 그런 점에서도 운동을 하며 길러온 근성과 집중력이 요리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Ⅳ. 음식과 기억
Q.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이유는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엄마가 해주신 김치찌개입니다. 물론 맛 자체도 좋아하지만, 저에게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의 김치찌개를 먹으면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받았던 사랑과 가족의 따뜻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그래서 한 숟가락 먹을 때마다 익숙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이 들고, 음식에도 사람의 마음과 정서가 담길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 저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맛일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그 맛을 떠올리면 함께했던 순간과 감정까지 같이 기억날 것 같아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엄마의 김치찌개를 꼽고 싶습니다.
Q. 요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요리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떠올리면, 제주도에서 익숙하게 접해 온 갈치조림이나 몸국 같은 음식을 직접 만들었던 경험이 생각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몸국을 만들었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몸국은 돼지 등뼈를 베이스로 국물을 내고, 익힌 고기를 손으로 하나하나 찢어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해서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었습니다. 그렇게 정성스럽게 뜨끈한 국물을 완성해서 내고 나니, 음식을 먹은 분들께서 해주신 말들도 음식만큼이나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그 몸국은 직원 식사로 제가 처음 만들어 드렸던 메뉴라서 더 의미가 컸던 것 같습니다. 제가 직접 만든 음식을 함께 일하는 분들이 맛있게 먹어 주고 따뜻한 반응을 보여 주셨던 경험까지 더해져서, 지금 떠올려도 가장 기억에 남는 요리 중 하나입니다.
Q. 그런 경험들이 지금 요리하는 데도 영향을 주나요?
네, 그런 경험들이 지금 요리하는 데에도 많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음식은 단순히 맛으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그 음식을 먹었을 때의 분위기나 감정까지 함께 남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특정 음식을 떠올리면 그때 함께했던 사람이나 상황, 느꼈던 감정이 같이 생각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음식은 한 끼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누군가에게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지금은 음식을 만들 때도 더 정성을 가지고 임해야겠다는 마음이 큽니다. 제가 만든 음식이 누군가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작은 부분 하나까지 더 신경 쓰게 되고 책임감도 더 생기는 것 같습니다.

Ⅴ. 앞으로
Q. 지금 이루고 싶은 단기적인 목표와 장기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스타쥬도 경험해 보면서 다른 나라의 식재료와 조리 방식, 다이닝 문화를 직접 접해 보고 싶습니다. 다양한 환경에서 일해 보는 경험이 제 시야를 넓히고 요리사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지금부터 쌓아가는 경험과 실력을 바탕으로 저만의 스타일이 담긴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한 가지 형태에 머무르기보다는 부모님 식당의 메뉴나 브랜드와의 콜라보, 새로운 콘셉트의 메뉴나 공간처럼 여러 방식으로 제가 가진 경험을 풀어내 보고 싶습니다.
결국 지금 배우고 경험하는 모든 과정이 나중에 제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면 합니다. 장기적인 목표를 이루는 순간에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제대로 활용해서, 저만의 색깔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Q. 어머니 가게를 본인만의 스타일로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 것 같나요?
아직은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으로 만들고 싶은지까지 정해 놓지는 않았습니다. 지금은 먼저 솔밤에서 충분히 배워 장기적으로는 그동안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님 가게에도 저만의 방식과 색깔을 자연스럽게 더해보고 싶어요.
어떤 모습으로 발전시킬지 구체적인 방향을 만들어 가는 과정 자체도 앞으로 제가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입니다.
Q. 10년 전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14살의 준엽아. 넌 아직 어리다. 많이 경험하고 하루를 뿌듯하게 보내자.
Q. 10년 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겐?
34살의 임준엽.
목표한 일들을 다 이뤄뒀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작이다.
Q. 그 말을 지금의 내가 듣는다면 어떤 기분일 것 같아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라는 걸 제가 보여주고 있을 것 같네요.
Q. 마지막으로, 본인이 만드는 음식에 결국 무엇이 남았으면 하나요?
제가 만든 음식에는 가장 먼저 ‘온기’가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부모님께 받은 사랑과 따뜻함을 음식에서도 많이 느끼며 자랐고, 그래서 저 역시 제가 만든 음식을 먹는 사람이 단순히 맛있다고 느끼는 것을 넘어 편안함과 따뜻함까지 함께 느꼈으면 합니다. 결국 제 음식이 하나의 좋은 기억으로 남고, 그 안에 담긴 제 생각과 마음까지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이 제가 요리를 통해 가장 전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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