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을 맞이하는 집의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고객님이 편안하고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역할이라고 말하는 김시현 주니어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솔밤에 오기 전까지 어떤 길을 걸어오셨나요?
스무 살,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장래희망이 뚜렷하지 않았던 그 시절, 돈을 벌어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외식업에 발을 들였죠. 처음 맡은 역할은 서비스팀 막내였어요. 처음에는 단순히 서빙과 테이블 정리만 하면 되는 일인 줄 알았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하지만 손님이 음식을 즐기고 만족한 표정을 지을 때, 그 순간의 보람은 정말 크더라고요.
그 후 라운지 바에서도 일했는데, 그곳에서 조금 특별한 경험을 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의자 재질이 패브릭이었는데, 그 전에 앉아 계셨던 고객님 옷에서 떨어진 반짝이가 남아 있다가 다음 손님 옷에 묻었던 거에요. 그래서 큰 컴플레인을 받았거든요. 책임자가 부재중이어서 제가 직접 뛰어가 돌돌이를 사와서 해결했어요. 허둥지둥 하면서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제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고객분이 오히려 안쓰럽게 저를 바라보셨는데, 그때부터 ‘서비스’라는 일의 책임감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물론 고객님 화도 풀리셨구요. 다행이었고, 서비스라는 것이 마음을 전달하는 일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죠.
솔밤에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8년 동안 커피숍, 브런치 카페, 바 등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어요. 특히 F&B 브랜딩 회사에서는 한 가지 업무에 국한되지 않고 커피, 와인, 음식 등 다양한 식음료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그곳에서 WSET 2급 와인 자격증도 취득하고 고객과의 대화 폭도 넓어졌죠. 하지만 이렇게 여러 업장을 경험하다 보니 정작 제 경력은 깊이감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문성을 더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그것이 솔밤을 찾게 된 첫 계기가 되었어요.
서비스에 더 집중하고 집약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커진 상황에서 막상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라는 생각에 막막했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 솔밤의 팀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죠. 솔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곳이었어요. 다른 레스토랑과는 달리 메뉴판에 직원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이 공간의 ‘주인공’으로서 우리를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죠.
솔밤은 돈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진정으로 ‘서비스를 위한 일’을 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망설임 없이 지원하게 되었어요. 파인다이닝에서의 경험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 점이 도전하고 싶은 욕구를 자극했던 것 같아요.
솔밤에서 일하며 느끼는 특별함은 무엇인가요?
솔밤에서의 서비스는 이전에 경험한 어떤 서비스와도 달라요. 다른 업장에서의 서비스가 손님을 ‘응대’하는 느낌이라면, 솔밤에서는 한 명 한 명의 손님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느낌이에요. 셰프님이 한 접시 한 접시에 담은 이야기를 손님에게 전달해야 하니까, 음식에 대한 이해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막내 직원에게도 직접 메뉴를 경험해볼 기회를 주시는 점이 참 감사해요. 셰프님의 음식을 직접 경험하고 나면 그 접시 하나에 담긴 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게 돼요.
그리고 솔밤은 단순히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에요. 이곳에서의 식사는 마치 공연처럼 흐르는 시간이에요. 손님들이 식사 내내 끊임없이 기대하고 궁금해하게 만드는 경험을 제공해야 하죠. 처음 솔밤에서 손님으로 식사했을 때, 3시간이라는 시간이 정말 물 흐르듯 흘러가는 걸 느꼈어요. 또한, 이곳에서는 기물 하나하나, 인테리어, 심지어 벽에 걸린 그림에도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이런 부분들까지도 손님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는 점이 정말 재미있고, 보람도 느껴요.
파인다이닝 업장에서 일하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
파인다이닝 서비스는 작은 부분에서도 어색함이나 불편함이 있어서는 안 돼요. 처음엔 긴장감에 실수할 때도 있었지만, 선배들이 정말 많은 조언과 위로를 해주셨어요. “너는 이 집의 주인이고 손님을 초대하는 사람이다”라는 선배의 말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초대한 집의 주인이 어색하고 불편하면 손님도 불편하잖아요. 그 말을 듣고 나서부터는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손님을 맞이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또 솔밤에서는 손님에 대한 정보를 정말 세심하게 준비해요. 어떤 기념일인지, 몇 번째 방문인지까지 확인하고 준비를 하죠. 예전에도 손님 정보를 확인하는 곳은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기억하려는 업장은 없었어요. 이런 디테일이 솔밤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평소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있나요?
저는 정리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스타일이에요. 집에 가면 불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하고 오래된 옷이나 쓰지 않는 물건을 버리면서 마음을 비우죠. 깔끔하고 정돈된 공간에서만 편안함을 느끼는 성향이 있어서 그런지, 불필요한 물건을 애초에 많이 두지 않아요. 제 공간이 정리될 때마다 복잡했던 생각도 차분해지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기분이에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솔직히 말하면 저는 미래를 계획하며 사는 성격은 아니에요. 대신, 매일 하루하루를 더 잘해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일단은 솔밤의 정직원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그 이후에는 영어와 와인 공부를 더 심화해서, 솔밤에 오는 손님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는 직원이 되고 싶어요.
솔밤은 단순히 고급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 손님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는 공간이에요. 저는 그런 경험을 더욱 완벽하게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손님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자연스럽게 답해주고, 더 나아가 그들의 기대를 넘어서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솔밤을 찾는 손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솔밤은 그저 한 끼 식사를 하는 곳이 아니에요. 이곳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기억을 나누는 공간이에요. 솔밤에 오시는 손님 한 분 한 분이 이곳에서 기대하는 그 이상의 만족감을 얻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저 역시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준비를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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