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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형 매니저

솔밤 하주형 매니저는 팀원들이 주고받는 눈빛 속에 웃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팀원이 단단하고 건강해야 좋은 가치를 손님들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주형 매니저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아주 어렸을 때, TV에서 셰프를 보고 저도 요리에 꿈을 갖게 되었어요. 그래서 조리고등학교를 가고, 대학교도 조리과로 전공했죠. 미국에서 인턴십도 1년간 했고요. 한국으로 돌아와 류니끄에 취업을 했는데, 당시 홀에서 일할 직원이 부족해서 제가 홀 업무도 같이 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일이 재미있더라고요. 고등학교 때부터 요리를 공부한 것이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요리를 어느 정도 이해하며 홀에서 일하니 더 강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고객을 만나고 응대하는 FOH (Front of House)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는 비유하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가수가 노래를 부르면 바로 청중들의 반응이 오잖아요? 이 일도 비슷한 것 같아요. 제가 직접 구성하고 만든 요리는 아니지만, 제가 양조한 와인은 아니지만, 이런 것들을 고객에게 잘 포장하고 즐겁게 전달하며 보여드리는 ‘퍼포먼스’는 저의 분야이지요. 고객의 반응이 바로 보이고, 서로 소통하며 감정을 나누는 것이 정말 즐겁고 재미있게 다가왔어요.


저도 제 성향을 일하면서 더 잘 이해하게 된 것 같아요. 사람들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더라고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 사람의 삶이 흥미롭게 느껴지고, 나와 비슷하고 다른 점을 생각하며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하는 듯 해요. 누구에게나 배울 점도 있고요. 사람을 대하는 일이 늘 좋은 일의 연속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크고작은 변수들조차 제겐 복합적인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어떤 경력을 쌓아 오셨나요?

류니끄에서 처음 홀 업무를 배우고 부딪치며 2년간 일을 하고, 정식당에서 5년간 배우며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솔밤으로 오게 되었죠. 제가 처음 홀 업무를 시작하던 당시에는 서울에 미쉐린 가이드가 평가를 하기 전이기도 하고, 지금처럼 파인다이닝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 수준이 높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만큼의 가격을 지불하며 다이닝을 즐기는 고객층이 많지 않고, 늘 레스토랑이 셰프와 오너의 의지로 빠듯하게 운영되어 나가는 상황이라 ‘살림살이’가 참 중요했어요. 업장의 크고작은 비용, 수도세나 전기 같은 것들도 무엇을 관리하며 신경써야 하는지 알게 되었고요. 그리고 홀 업무의 본질이 사람을 대하는 일이잖아요? 손님을 대할 때 ‘하면 안 되는 행동들’의 기준을 세우게 된 것 같아요. 그냥 한 개인으로써, 제가 누군가와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며 한 행동이 손님과 직원의 관계에서는 불쾌함을 줄 수도 있는 일이 될 수 있으니까요. 당시에는 어렸고, 마냥 사람이 좋고, 계산하거나 따지지 않는 성격이어서 그 기준을 처음부터 잘 알았다고 볼 수는 없거든요. (웃음) 실수도 많이 했지요.


다음 직장에서는 일에 대한 프로세스를 배웠어요. 보다 큰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시스템과 홀 운영 방법 같은 것들요. 그리고 규모가 크고, 더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손님을 만나다 보니 위급상황도 겪게 되고, 그럴 때 응대하는 매뉴얼을 직접 체득하게 된 것 같아요.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지만, 살다 보면 레스토랑에서 갑자기 쓰러지시는 고객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그 때 누가 신고를 하고 누가 그 분에게 응급처치를 하고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이런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도록 많은 트레이닝이 된 것 같습니다. 물론 응급상황 뿐 아니라 매일의 서비스 속에서도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고객이 편하게 느낄 수 있는지 여러 날 여러 해에 걸쳐 둥글어진 것 같아요.




솔밤에서 일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제가 2022년 가을에 결혼을 했는데, 당시 예비 와이프와 솔밤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호텔에서 프로포즈를 했어요. 그 날의 음식이 정말 인상깊었고, 그 당시 5년간 일한 전 직장을 떠나 한 번 더 새로운 도전을 해 보고 싶던 시기이기도 했어요. 이직을 고려하던 업장 세 군데가 있었는데, 솔밤으로 마음이 기울었지요. 때마침 좋은 기회가 생겨서 인터뷰를 보는데, 셰프님의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제 면접을 보는데 셰프님이 꿈꾸는 방향, 음식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해주신 것 같아요. 그리고 서비스팀에 대해 존중해 주시고 서포트도 많이 해 주시고요. 그 인상이 좋아서 솔밤에서 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비스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손님의 마음을 잘 이해해서, 그 마음을 해소해 줄 수 있어야 해요. 어딘가에서 식사를 한다는 것은 결국 ‘만족감’의 총 합이에요. 단순히 음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지요. 레스토랑의 느낌, 화장실에서 나오는 물의 온도, 서빙할 때의 설명 속도, 어떤 단어를 쓰는지… 이 모든 요소들이 겹쳐져 전체의 만족감을 만들어 드릴 수 있어요. 서비스 팀원들이 여유를 가지고 일을 대할 수 있어야 작은 디테일을 개선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여유를 가진다는 것은 바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솔밤은 ‘friendly gentle’을 추구합니다. 너무 딱딱하고 매뉴얼에 따른 응대보다는, 서로를 존중하는 공간과 서비스를 만들고자 합니다. ‘정중한 친절함’이 어떻게 실제로 서비스에 적용되어야 하는지 팀원들끼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요. 고객이 저희를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끼도록 하면서도 저희는 칼 같은 기준을 명확하게 지켜나가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디쉬를 놓는 각도, 커틀러리의 위치, 손님을 존중하는 언행, 이런 기본적인 부분을 엄격하게 지키면서도 다정한 마음을 갖는 것이지요. 때로는 친근함이 느슨함으로 착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팀은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편안함 속에도 세심한 배려가 잘 지켜지는 것이 솔밤만의 서비스가 추구하는 방향입니다.




솔밤에서 현재 제너럴 매니저로써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전체적인 홀의 상황을 이끌며 팀원들을 서포트하는 역할이에요. 예상 밖의 갑작스러운 일이나, 때로는 고객의 컴플레인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같은 부분을 빠르게 확인하고 응대해야 하죠. 그리고 셰프님을 도와 재무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보며 어떻게 이 살림을 잘 이끌어 나갈 것인지, 줄일 수 있는 것은 줄이고 투자할 부분은 무엇인지 조언과 의견을 드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외부 고객도 있지만, 내부 고객도 잘 챙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희 팀원이 모두 건강하고 즐겁고 행복해야 손님에게 좋은 가치를 잘 전달해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일할 때는 프로답게 진중하게 임하지만, 그 속에서 서로를 믿고, 주고받는 눈빛 속에 웃음이 있어야 해요. 서로 나누는 미소가 일하는 사람들의 힘을 만드니까요. 이런 분위기를 솔밤에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10년 후의 나의 모습은…

당신께 직접 말씀드린 적은 없지만, 저는 아버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전 어머니를 많이 닮았다고 생각하거든요. 아버지는 많이 못 닮았다고 생각해요. 단적으로 가장의 역할을 하며 경제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만들어 주신 부분도 그렇고요. 아버지가 저와 형, 어머니에게 해 주신 것들, 누릴 수 있게 삶의 배경을 만들어 주신 것을 생각하면 감사하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저 또한 와이프와 미래의 아기들을 위해서 좋은 아빠이자 가장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제가 결혼하기 전,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뒤늦게 알게 된 것들이 있어요. 아버지는 사업을 하셨는데, 일하다 보면 정말 힘든 순간들이 오잖아요. 그것을 저희가 모르게 하려고 무던히 애를 쓰셨더라고요. 나중에 그런 것들을 알게 되며 아버지가 지켜내신 것들에 대해서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저도 그 모습을 따르고 싶고요. 10년 뒤 아버지 같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그 꿈을 이루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있어요.


삶의 좌우명이 있으신가요?

제가 늘 마음에 새기고 있는 말이 있어요. "꿈을 크게 품고, 마음은 소박하게 갖자." 높은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요행을 바라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을 정직하게 차근차근 진행하며 나아가라는 뜻이에요. 매사에 충실한 마음으로 임하며 더 발전해 나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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