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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페이스트리

여러 사람들과 선물 같은 디저트의 행복을 나누는 일을 사랑하는 솔밤의 조용우 페이스트리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언제부터 요리를 시작하셨나요?

열 살도 되기 전부터 엄마와 함께 부엌에서 요리를 하던 기억이 나요. 요리하는 게 항상 흥미롭다고 생각했고, 제 의견을 내는 것도 재밌었죠. 엄마가 이렇게 하면, 저는 이 재료를 더 넣었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새롭게 해 보기도 했고요. 그렇게 엄마와 같이 요리를 하고 만들어 보며 큰점차 흥미를 느끼게 되었어요.

중학교에 진학하고 제과제빵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공부도 재미있었지만 직접 실습하는 것이 너무 좋았고, 고등학교도 한국 조리과학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되었어요. 당시에 요리를 더 중점적으로 할 지, 제과제빵을 할 지 조금 고민했지만 쉽게 제과를 선택할 수 있었죠.


제과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달콤한 음식을 좋아해요! 먹으면 언제든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그리고 성향도 정밀하고 계획적인 제과제빵이 더 잘 맞았어요. 요리는 만들면서 수정할 수도 있고, 정답이 없는 반면에 어느 정도 수정이 가능하지만 제과는 계획이 정말 철저한 분야입니다. 좋은 레시피를 따라 정밀하게 계획하고, 정확하게 계량하고, 완벽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 요리해야 하죠 잘 통제해야 하죠. 작은 실수것에도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제과의 매력이에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거든요. 그런 정확하고 딱 떨어지는 것들이 제가 좀 더 제과에 빠지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어떤 경력을 쌓아 왔나요?

저는 대학교에 외식경영학과로 진학을 했는데, 코로나가 발생했어요. 학교를 가는 것이 제한되니 시간에 더욱 여유가 생겼고, 해보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어서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본사에서 카페 메뉴 개발 팀에 있었는데, 커피와 함께 즐기는 디저트와 베이커리를 개발하며 실무의 즐거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그럼에도 학교의 학업과 같이 병행하려니 쉬운 일은 아니었죠. 그렇게 1년 정도 메뉴 개발 일을 하다가, 제과제빵 강사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학원에서 자격증 수업도 진행하고, 카페 디저트 개발 실무수업도 하면서 레시피도 많이 만들고요.



솔밤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게 되었나요?

아직도 기억이 나요. 2022년 4월이었는데요, 당시 솔밤의 페이스트리 셰프가 코로나에 걸려서 격리하며 일을 쉬어야 했어요. 그렇다고 레스토랑의 디저트를 만들지 않을 수 없으니 일손을 급히 구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그렇게 소개를 받아 저도 처음으로 솔밤과 인연이 생기고, 함께 단기로 짧게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페이스트리 팀에서 일해 본 적은 처음이었는데, 너무 힘들지는 않을까 고민했던 것에 비해 분위기도 정말 좋고 일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대학을 졸업하면 이렇게 레스토랑에서 함께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어요.

그리고 다시 학업으로 돌아가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며 팝업으로 디저트 샵도 해 보고 디저트 코스를 판매해보기도 하고, 플레이팅 디저트도 만들어 보았죠. 평이 좋고, 훌륭한 레스토랑의 일원으로 함께 나도 요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던 차에 솔밤에서 페이스트리 팀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망설임 없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디저트 샵과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의 페이스트리 팀은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저는 대중적인 메뉴로 먼저 실무를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커피 한 잔 마시며 쉽게 즐길 수 있는 프레츨이나 샌드위치, 쿠키처럼요. 그리고 베이킹 강사를 하는 동안 수강생을 만나며, 완벽한 궁극의 디저트를 만드는 것보다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연구해 알리는 데 더 초점을 맞추고 많이 고민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더 좋은 디저트를 만드는 든든한 토대를 다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사람들마다 휘낭시에처럼 단순해 보이는 같은 메뉴라도 접근법과 조리법이 조금씩 다른데, 이런 것들을 비교하고 평가하며 무엇이 더 좋은 요리인가에 대한 기준도 조금씩 확립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 오니 훨씬 더 섬세하게 마지막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부분이 많고, 그래서 저도 기본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그 ‘작은 디테일’을 만드는 부분을 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솔밤이라는 큰 팀의 일원으로써 책임감을 가지고 제 일을 잘 챙기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목표입니다. 최대한 맡은 일을 잘 해야겠다, 그 마음으로 일에 집중하는 게 먼 미래를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일이 정말 많은데, 예전부터 외국어로 콘텐츠를 제작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제과에서는 프랑스어를 빼놓을 수 없기에 불어도 유창하게 잘 할 수 있을 정도로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많이 공부하고 연습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어 자격증도 취득하고, 영어도 연습하고요. 영어는 외국인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정말 기본적인 부분이니까요. 그렇게 제가 보는 세상을 넓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솔밤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으신가요?

유서 깊은, 좋은 레스토랑에는 그 레스토랑을 떠올리면 바로 누구나 생각나는 시그니처 디저트가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솔밤 팀에서 함께 일하며, 그런 시그니처 디저트를 개발해 보고 싶어요. 저도 한국적인 식재료를 쓰는 것을 좋아해서, 솔밤이 추구하는 방향과도 잘 맞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쌀이나 메밀 전분으로 우리나라 고유 품종의 쌀로 디저트를 만들어 은은한 단맛이 섬세하게 나는 그런 디저트를 만들어 보고 있기도 하고요. 언젠가 솔밤의 색과 철학을 담아내면서도 독창적이고, 누구나 “아! 이건 솔밤이지!” 할 수 있는 디저트 메뉴를 만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그런 날이 오기까지 열심히 해야겠죠.



인생에 롤 모델이 있나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 같아요. 매 순간, 어떤 특정한 일이나 분야를 볼 때 멋지고 본받을 만한 점이 있는 분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 분들을 제 ‘롤 모델’이라고 규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왠지 그렇게 되면 그분의 자취를 따르기 위해 제가 너무 스스로의 가능성에 한계를 둘 수 있다고도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집중하고, 잘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멋진 분들을 만나면 그들의 가르침을 배우고 제 것으로 만들면 되죠.


10년 뒤 나의 모습은…

여전히 찾아 가는 과정입니다. 제 직업을 한 가지로 규정하고 싶지 않아요. ‘제과’라는 큰 주제는 변하지 않겠지만 다양한 사업분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늘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올해도 상하이에 다녀오며해외 곳곳을 여행하며 멋진 페이스트리 숍들을 방문했는데, 이곳에서 인테리어부터 메뉴 아이디어까지 다양한 영감을 얻기도 하고으면서 훗날 열고 싶은 가게의 비즈니스 모델 대해 고민하기도 하고, 메모하며 저만의 데이터를 쌓아나가고 있어요. 또 사람들과 만나며 소통하는 일도 좋아서 여전히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도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일도 너무 행복하게 느끼고 있고요. 제가 제과를 시작한 이유를 떠올리면, 맛있는 디저트를 구워 친구들과 함께 나누던 기쁨에서였거든요. 제가 만든 디저트로 행복해지는 상대방의 모습을 보는 것이 제게도 큰 행복을 줘서, 이 소중한 일을 계속 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떤 모습이 될지는 모르지만, 여러 사람들과 선물 같은 디저트의 행복을 나누는 일을 계속 하고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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