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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밤 OB] 김용석 FOH 시니어

70대가 되어도 레스토랑에서 고객들을 맞이하며, 변치 않는 추억을 선사하고 싶다고 말하는 김용석 시니어는 솔밤 가족과 함께 좋은 공간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지금은 새로운 꿈을 찾아 나갔습니다.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고등학교 시절 홀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며 이 일을 처음 경험하게 되었어요. 따로 전문적인 직업학교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니었고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는데, 당시 친구가 크리스마스 레스토랑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며 소개해준 것이 처음 시작이었죠. 공부하느라 바쁜 고3 시절이었고 하루 일해본 것으로 끝날 수도 있었겠지만, 사람들을 만나고 대하며 일을 하는 것이 즐거워서 이 일의 매력에 빠졌어요. 첫 사회 생활을 이렇게 시작한 셈이죠.


앉아 있는 것보다 행동하며 사람을 대하는 일을 선호하는 편이에요. 당시 그 레스토랑 사장님이 연세가 지긋하신 여자 사장님이셨는데, 제가 일하는 것을 좋게 봐 주셨고요. 그렇게 1년간 틈날때마다 그 레스토랑에서 일을 했고 대학에 진학하고 나서도 쭉 이어졌죠.


사실 부모님은 제가 레스토랑 홀에서 일하는 것을 못마땅해 하셨어요. 왜 그 일을 계속하냐고 나무라셨죠. 성화에 못 이겨서 잠시 그만두기도 했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계속 다시 일하게 되더라고요. 나중에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도 일을 했어요.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을 통해 구인공고가 활성화된 시기가 아니라, 전단지를 보고 가서 면접을 보던 시절이었는데… 아무튼 그렇게 꾸준히 이 업계에 있었네요.





어떤 경험을 하며 일을 배워 오셨나요?

정말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홀 관리부터 커피 머신을 다루고 음료 메뉴를 만드는 법, 손님을 응대하는 방법 등 다양한 부분들을 배웠어요. 전문적인 커리큘럼으로 배우며 일하기보다는 실전에서 배웠죠. 그래도 몇 년간 경험을 쌓다 보니 제법 많은 일들을 겪었더라고요. 자연스럽게 시간이 주는 노하우들을 얻게 된 것 같아요. 저는 한 번 일을 시작하면 꾸준히 오래 하는 성격이라 특별한 이슈가 있기 전까지는 한 업장에 오래 일하려는 편인데요, 그러면서 윗 직급이 퇴사를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조금 더 복잡한 업무를 맡을 기회가 주어졌어요. 기초부터 관리 영역까지, 꾸준히 하면서 배운 것들이 많아요.


그때 생각한 것은 이 일이 나이가 들어도 오래 할 수 있는, 전문적인 일이라는 생각이었어요.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홀에서 손님들을 마주하는 영역에도 연륜이 필요하다고 봐요.


힘들었던 시기도 있으셨나요?

그럼요. 군대를 다녀와서, 그 전에 일하고 있던 대학로의 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다시 돌아갔아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구인난이 심했는데요, 워낙 해야 할 일이 많다 보니 많이 지쳤죠.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던 무렵, 이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는 것이 맞나 고민이 되던 차에 아예 다른 일을 해보게 되었고, 을지로 조명 업체에서 2년간 일을 했어요. 스티브 잡스 말처럼, 어떤 경험이든 돌이켜 보면 다 지금의 저를 만드는 자양분이 된다고 하지만 당시에는 제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덕에 오히려 저를 더 확실히 파악한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요. 물론 당시에 조명, 전기에 대해서 배우고, 업체들과 함께 일하고, 상품을 포장하는 일까지 맡아 한 덕분에 크고작은 스킬(?)도 얻게 되었고요.


아무튼 그 시기를 거치며 부모님께도 솔직하게 말씀드렸어요. 형이 공무원을 하며 안정적인 직장을 얻었으니, 저는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길을 걸어보고 싶다, 인정해 달라고요. 그러니 부모님도 그 마음을 이해해 주려고 하시더라고요. 힘들었지만, 참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죠.




레스토랑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사람들과 말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성격이에요. 그런데 이 일이 그렇게 즐겁게 느껴지다니 신기하죠. 제가 할 수 없던 부분, 하지만 너무나 해보고 싶은 것을 ‘일’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경험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어요. 활동적인 아버지의 모습을 닯아가는 것 같아서 좋기도 하고요. 무언가 제 틀을 깨고 더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욕구를 일을 통해 해소할 수 있어서 이 일에 매력을 느끼고 있습니다.





솔밤에 합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오픈 멤버는 아니에요. 그 전에는 정식당과 오프레에서 일을 했는데요, 그 과정이 쌓여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정식당에는 2년 반 정도 있었는데, 그 때 지금의 솔밤 소믈리에인 고동연 소믈리에와 인연이 생겼죠.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정식당에 정말 국내 최고 소믈리에들이 많았어요. 그러면서 서비스에 관한 것, 와인에 대한 부분을 많이 어깨너머로 배운 것 같아요. 정식으로 공부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당시에는 천천히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어요.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에 더 관심이 많아서 그런 부분 위주로 많이 배웠고, 외국인 손님도 많아서 폭넓은 경험을 해볼 수 있었어요. 테이블 케어, 레스토랑의 조명과 음향 같은 부분까지 파인다이닝 디테일이 포괄하는 부분을 많이 봤죠. 상당히 큰 규모의 다이닝 레스토랑이었고, 서울에 미쉐린 가이드가 들어오며 처음부터 좋은 평을 받은 곳인만큼 파인다이닝 서비스에 대한 저의 기준을 세워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오프레로 갔고 즐겁게 일을 했어요. 오프레는 또 분위기가 달랐는데, 특유의 친밀하며 개인적인 서비스가 특징이었어요. 일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며 일을 즐겁게 했고요. 사실 저는 그곳에서 계속 일을 하고 싶었지만 셰프님이 건강상의 이유로 레스토랑 문을 닫게 되었는데 그 때 엄태준 셰프님과 소믈리에님이 제안을 주셔서 여기 합류하게 되었어요.





김용석 시니어님이 보는 솔밤은 어떻게 다른가요?

앞선 경력에서도 느꼈지만 레스토랑에 따라 색이 많이 달라요. 서비스의 룰도 다르고 오너와 소믈리에, 매니저의 캐릭터와 지향점도 다르고요. 시스템, 규모, 무엇 하나 공통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간 다양한 레스토랑을 경험하며 저만의 기준이 생기고 업력이 쌓이다 보니… 이제는 다르다는 점이 어려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이곳의 특별한 개성으로 느껴져요. 본질적으로는 레스토랑을 찾아 주신 고객분들께 좋은 경험을 드린다는 공통점이 있으니, 그 목표를 잘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금 솔밤은 제가 꿈꾸던 좋은 서비스, 팀워크가 만들어져 가는 공간이에요. 그 마음과 에너지가 손님들에게도 전달이 되고 있고요.




레스토랑의 좋은 서비스란 무엇일까요?

디테일을 캐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음식 뿐 아니라 모든 형태가 다 레스토랑의 서비스가 될 수 있어요. 프론트는 이런 소프트웨어를 만들어가는 역할이죠. 손님은 음식을 편안히 즐기실 수 있도록요. 그런 배려가 비스트로와 파인다이닝 서비스의 큰 차이를 만들어요. 공간에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경험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요. 서비스, 와인, 인터랙션, 감정.. 모든 요소가 그날의 기억을 만들죠.


좋은 서비스를 넘어서서, 훌륭한 레스토랑이 된다는 것은… 손님들의 기억에 남고, 저희도 그분들을 기억하는 자리를 만드는 매개체가 된다는 것이에요. 그 속을 채우는 사람들의 시간이 이야기와 기억으로 남는 것이죠. 예전에 어떤 기사에서 읽은 내용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데, 뉴욕의 한 레스토랑이 폐업을 했대요. 그런데 그곳을 방문했던 고객이, 수년이 흘러 길에서 그 레스토랑의 막내 직원이었던 사람을 만났는데 그때의 기억이 추억처럼 되살아나며 대화를 오래 나누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이야기가 정말 와닿았어요. 레스토랑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고 서로의 삶에서 기억이 남는 순간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게 정말 멋지잖아요.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업계인으로써 나무처럼, 오랜만에 그곳을 방문해도 반겨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서울은 투자자도 많고 사람들의 트렌드도 빨리 변하며 이직률도 높은 시장이지만 저는 오래도록 한 자리에서 반겨 줄 수 있는 역할을 해 보고 싶어요. 어쩌면 70대, 80대가 되어서도 웃는 모습으로요. 서로가 발전하고 무르익어 가는 모습을 나누는 기쁨이 벌써 기대됩니다.

1 Comment


kgy588
Aug 17, 2022

정밀 멋지다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친절한 써비스로 손님에게 감동을 주는 사람더많은 노력으로 정이가고 또다시 찾고 싶은 레스토랑 대한민국의 초일류 최고로 가는 멋진 시니어가가 되어라...

더나아가 세계적인 레스토랑을 꿈꾸며 생활하기 바란다 잠을자면 꿈을 꾸지만 잠을 이기면 큰 꿈을 이룬다 아들 김용석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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