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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가드망제

즐거운 마음으로, 요리에 마음과 에너지를 담아내는 솔밤 김태훈 가드망제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지금 솔밤에서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 소개해 주세요.

차가운 요리를 담당하는 가드망제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솔밤에 합류한지 이제 한 달을 채웠습니다. 하루가 참 빨리 흘러가요. 일단 출근해서 매일 제가 맡은 부분을 준비하고, 다같이 식사를 하고 서비스를 하죠. 그리고 일이 끝나면 하루동안 있었던 일에 대해 돌아보고, 내일 할 일을 계획하죠.


어떻게 요리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십대 학창시절, 무얼 하고 살아야 할까 고민하던 시기에 마침 스타셰프 1세대가 TV 프로그램을 통해 조명받던 시기였어요. 에드워드 권 셰프님부터 레오 강 셰프님 등이 출연하는 요리 경연 프로가 큰 인기를 얻었죠. 그렇게 ‘셰프’라는 직업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저는 상업고등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그 전까지는 막연히 은행원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요리가 훨씬 더 제 흥미를 끌었어요. 가족 중 외식업에 종사하는 분이 전혀 없어서, 어쩌면 굉장히 낯선 분야였지만, 아버지께서 흔쾌히 저를 지원해 주셨죠. 제가 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하니 바로 이튿날 요리학원에 저를 등록해 주실 정도였으니까요. 그렇게 17살에 요리학원에서 한식 자격증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 제 시작이에요.



첫 직장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졸업 전 취업을 적극적으로 권장했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학업을 마치기 전인 19살에 지방에 있는 호텔에 취업했죠. 규모가 크지 않은 호텔이라 메인 양식당에서 연회와 룸서비스 등 모든 일을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곳이었는데, 이곳에 막내로 들어가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요리의 특별한 기술보다는, 학생을 벗어나 직업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배울 수 있던 시기였네요.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조직 속에서 배울 수 있는지 처음으로 경험했으니까요.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좋은 기억보다는, 제가 사고친 것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뷔페 세팅 10분 전에, 제가 160인분 양으로 완성된 요리를 실수로 엎은 적이 있어요. 고작 입사 몇 개월차인 막내 직원이니 무엇을 수습할 수 있었겠어요? 그저 혼나고, 뒤에 숨어 울고… 앞으로는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나네요. (웃음)



그 이후는 어떤 경험을 했는지…

고등학교 시절 처음으로 일을 해 본 뒤 졸업을 전후로 잠시 시간을 갖고 진로를 고민했어요. 제 고향이 경주인데 서울로 올라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래서 스무살에 분당으로 올라왔어요. 제 기준에는 수도권인 분당도 서울이나 다를 바 없었죠. 그때 분당에서 뷔페가 흥행했는데, 그래서 드마리스라는 부페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6개월간 일을 했는데 건강 관리를 못 해서 일을 지속할 수가 없었고, 일을 그만두게 되었죠. 그 당시에 요리를 직업으로 삼는 것에 대해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급여가 높은 분야도 아니고, 체력 소모도 많고, 제가 보는 비전이나 꿈이 명확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일할 원동력을 찾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삶일까 고민해 보다가, 다양한 시도를 해 보자는 마음에 체력을 회복하고 조선소에 가서 3개월간 일을 했어요.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요리하던 때보다 2배가 넘는 급여를 받았는데, 돈을 벌어도 행복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요리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죠.


레스토랑에서의 경력은…

방황을 거치고 나서, 다시 드마리스에서 만난 이사님께 연락을 드렸어요. 르네상스 호텔 총주방장 출신이셨는데, 이후로 5년간 제 멘토가 되어 주셨죠. 이사님께 연락해 일하고 싶다, 주방 막내로 일할 자리가 있냐 물어서 다시 수도권으로 올라왔어요. 경기도 광주에 있는 로컬 이탈리안 레스토랑들을 거치며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했죠. 크지 않은 레스토랑이다 보니 파스타, 피자, 스테이크, 샐러드 등 파트를 가리지 않고 두루 일을 하며 현장 감각을 쌓았어요. 이사님과 함께 일하며 요리인으로써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배웠고, 여전히 제 마음에 기준이 되고 있어요. 일하며 힘들고 지치는 순간도 많지만 요리라는 것은 만드는 사람의 마음이 담기기 때문에 항상 즐거움을 잃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죠.


그리고 Concept.B라는 발효 중심의 비스트로에 오픈 멤버로 합류할 기회가 있어, 2년간 함께 일하며 새로운 것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그전까지는 발효라는 것에 대해 깊이있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요리에 대한 관점이 많이 넓어졌죠. 젖산발효란 무엇인지에 대해도 알게 되었고요. 여름이면 자두나 복숭아 같은 제철 과일을 발효해 샐러드의 드레싱으로 쓰기도 하고, 가을이 되면 또 계절에 맞는 것을 준비하고요. 특히 발효라는 건 다양한 변수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이 정말 흥미로웠어요. 의도하지 않았는데 좋은 결과물이 나올 때도 있고, 정성을 들였는데 실패하기도 하고요.



발효에 대해 흥미로운 배움을 얻으셨군요.

그리고 돌이켜 보니 저희 가족들도 발효에 대해 남다른 철학이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너무 익숙해서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고향 집에 메주를 띄우는 방이 따로 있고, 간장이며 된장, 고추장을 직접 어머니가 만들어 드세요. 근데 알고 보니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더라고요. (웃음) 오히려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가족들이 장을 담그는 일에 관심이 생겨 저도 고향에 가서 같이 장을 담그고, 배우게 되었어요.


솔밤에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요?

솔밤에 오기 직전에는 1년간 도멘청담이라는 프렌치 와인바에 있었어요. 제 첫 프렌치 레스토랑 경력이었는데, 지금껏 이탈리안 퀴진을 베이스로 해 온 제게는 또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였어요. 이탈리안은 식재료의 본질을 좀 더 그대로 전달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잘 구워서 소금이나 레몬만 둘러 내는 것처럼요. 그런데 프렌치에서는 식재료를 잘 다듬고 조합해 복합적인 맛을 추구하죠. 함께 일하는 분들이 정말 프렌치를 사랑하고, 다양한 요리를 시도하던 분들이라 저도 시야가 많이 넓어졌어요. 아무래도 프렌치가 컨템퍼러리 웨스턴 퀴진의 근본기도 하니까요.

그러던 중에 제가 솔밤에서 식사한 적이 있는데, 정말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주변에 이런 곳에 다녀왔다고 굉장히 떠벌렸죠. 그러다 보니 채용 공고가 떴을 때, 주변에서 알려주더라고요! 그래서 지원하게 되었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되었네요.


솔밤에서 어떤 점이 인상깊으셨나요?

제가 파인다이닝을 아주 많이 경험해 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완벽함이 있었어요. 에너지도 가득했고요. 요리도 말할 것 없이 훌륭했고, 특히 제 눈에는 일하는 분들이 많이 보였어요. 각자 전문적이며 밝은 분위기로 일하는 것이 정말 멋있게 느껴졌죠.


솔밤에서 일하며 지금껏 인상깊었던 순간은…

정식 직원으로 채용되기 전, 먼저 트라이얼을 왔습니다. 그런데 셰프님이 닭 한 마리를 주시며 제게 ‘따뜻한 요리를 만들어 보라’고 과제를 주셨을 때 정말 당황했죠.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닭을 굽고, 잣 버터와 영양부추 샐러드를 해 갔어요. 셰프님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나네요. (웃음) 그리고 솔밤이 이전하며 정식으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솔밤에서 일한 한 달 동안, 다시 막내 시절로 돌아간 기분을 느끼며 처음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습니다. 그동안 저도 일하며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한 부분이 있을텐데, 그게 다 사라진 기분이었죠. 제가 작업한 결과물이 동료들의 눈에 차지 않는 것을 느낄 때, 제 기준이 솔밤의 기준에 비해 낮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다행히 지금이라도 완벽함의 기준을 새롭게 세워 나가게 되었습니다. 처음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의 경력인데, 지금껏 쉽게 사용하기 어려웠던 특별한 식재료들로 좋은 요리에 대한 감각을 갖추어 나갈 수 있게 되어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2024년의 계획,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은…

우선 가까운 시일 내에 일단 동료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요. 스스로의 일상도 잘 관리하고요.  그래서 틈틈이 노래도 듣고, 부르기도 하며 스트레스를 관리하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신나는 음악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리고 먼 미래에는 이런 경험을 토대로 저만의 와인바를 차리고 싶어요. 양식 테크닉을 기반으로 한국의 다양한 요소를 접목하며 저만의 색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즐거운 마음으로, 제 일에 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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